1인분의 삶
엉망진창이어도
꼭 살아있자 우리
감정과 위상의 불일치는
2023/05/08

 

p. 214

이후에 여행들을 계속하며 느끼게 된 것이지만, 여행은 그리워할 장소를 늘리는 일이었다. 언젠가 기필코 이 자리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렇게 미래의 일부를 저당 잡히는 행위였다. 감정과 위상의 불일치는 그리움이라는 멀미를 낳는다. 도달하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생의 한 길목에서 마음의 두통을 가라앉혀야 한다. 그 모든 감각들이 너무나 생경하고 동시에 두려워서, 미래를 기다리는 마음이 낯설어서 여행 도중 자주 울었다.

 

p. 215

이전에는 내가 자연에서 그렇게까지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느낄 아름다움은 다른 곳에 예비되어 있던 것이었다.

 

/ 처음 본 새를 만났을 때처럼, 이옥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