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김소연
  • 혼자를 누리는 일 中


  • 외롭다. 하지만 그게 좋다. 이 사실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 건, 외로운 상태는 좋지 않은 상태라고 흔히들 믿어온 탓이다. 그녀는 외롭지만 그게 참 좋다. 홀홀함이 좋고, 단촐함이 좋고, 홀홀함과 단촐함이 빚어내는 씩씩함이 좋고 표표함이 좋다. 그래서 그녀는 되도록 외로우려 한다. 그게 좋아서 그렇게 한다. 그녀에게 외롭지 않은 상태는 오히려 번잡하다. 약속들로 점철된 나날. 말을 뱉고 난 헛헛함을 감당해야 하는 나날. 조율하고 양보하고 희생도 감내하는 나날.

  • 외롭다는 인식 뒤에 곧이어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뒤따르는 일을 그녀는 경계한다. 잠깐의 어색함과 헛헛함을 통과한 이후에 찾아올 더없는 평화와 더없는 씩씩함을 만나볼 수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어딘가에서 감염된 각본 같아서다. 슬프다는 인식 뒤에 곧이어 슬픔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뒤따르는 일 또한 그녀는 경계한다. 역시 어딘가에서 감염된 각본 같기만 하다. 외로움에 깃든 낮은 온도와 슬픔에 깃든 약간의 습기는 그저, 생물로서의 한 사람이 살아가는 최소 조건이라는 걸 그녀는 잊지 않고 싶다.